탐험노트

탐험은 준비가 반이다

 

 저는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과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탐험대학에 지원했습니다. 인터뷰를 거쳐 자율주행 팀에 합격했을 때는 매우 기분이 좋았습니다.

탐험대학은 온라인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집중탐험과 스스로 탐험 그리고 재주 탐험으로 이루어 집니다. 원래는 함께 모여 공부도 하고, 실험도 하고, 만들기도 하는 것이였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작년에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만나게 되어 아쉬웠습니다.

  자율주행 탐험을 하며 스스로 탐험의 주제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배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단 작부터 하는 타입이라 이번에도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기 보다는 우선 배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파이프를 사서 톱으로 자르고 본드로 붙혀 배의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배를 움직이게 하려면 프로펠러가 필요했는데 방수가 되는 모터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맨토님의 도움으로 방수 모터와 속도 조절계를 구하고 나서 제가 만든 배와 연결을 시켰더니 작동이 되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연결이 되어도 띠릭하고 소리만 나고 모터는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탐험 페스티벌에서 발표는 해야 하는데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론상으론 되야 하는데 계속 작동이 되지 않아 짜증도 나고 실망도 했습니다. 한동안은 그 문제를 생각하기도 싫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이것저것 검색도 해보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각해 보면서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자율주행 선박 아래 바퀴를 달아 작동하는 것 까지는 성공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랜지 파이, 모터 쉴드 보드,카메라, 방수모터 등 각종 부품들을 조립해서 바퀴달린 배를 완성했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습니다. 막상 트레이닝을 하려고 했더니 자꾸 연결 에러가 났습니다. 컴퓨터도 바꿔보고, 프로그램도 다시 깔아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여러번 시도하고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아서 실망했습니다. 발표를 포기할까도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실패한 것도 도전이라는 주변의 격려도 있었습니다 결국 최종 발표가 있는 날까지 저의 자율주행 선박은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저는 온라인 부스에 저의 실패담을 올렸습니다. 저의 도전 이야기에 응원을 해 주신 장혁 멘토님과 다른 탐험대원분들의 위로 덕분에 힘이 났습니다. 저도 다른 탐험대원들의 부스를 둘러 보았는데 대부분이 성공보다 실패를 경험한 것 같았습니다. 나만 실패한 것이 아니라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무작정 배부터 만들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계획을 잘 세우고 시작했으면 성공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교훈을 얻은 것만으로도 실패가 꼭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스스로 제주 탐험은 대원들이 함께 제주도를 가지 못하는 대신 운영진에서 준비한 7개 미션 중 3가지 이상을 수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주도에 도착한 첫날, 가장 먼저 민오름 미션을 하기로 했습니다. 입구 팻말 앞에서 사진도 찍고, 올라가는 길에 고라니도 여러 마리 보았습니다. 정상에 도착하니 시원한 바람도 불고 전망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민오름 미션 동영상에서 보았던 표지판이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제주도에는 민오름이 두 곳에 있었는데 제가 간 민오름은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민오름이 아니었습니다. 첫번째 미션부터 실패라는 사실에 화도 나고 많이 속상했습니다. 내려오는 내내 속상한 마음이 쉽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지도에서 꼼꼼히 위치를 확인할 걸 하는 생각이 들어 후회가 되었습니다. 

다음으로는 남방 큰 돌고래 미션을 시도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돌고래는 오전 일찍이나 오후 해질 무렵에 자주 나타난다고 해서 오후에 미션장소로 갔습니다. 바닷가에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경치도 좋고 파도소리도 좋았습니다. 돌고래를 기다리며 파도소리도 녹음해 보고 낚시하는 사람들도 구경했습니다. 2시간 넘게 기다렸는데도 돌고래는 보이지 않고 바람을 맞으며 서 있었더니 따뜻한 음료수가 생각났습니다. 마침 근처에 카페도 있다고 해서 핫초코라도 한잔 마시기로 했습니다. 카페로 가면서도 혹시나 돌고래가 나오지 않을까 계속 살폈는데 돌고래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카페는 해안도로 바로 옆이 아니라 마을쪽으로 조금 걸어 들어간 곳에 있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니 창을 통해 바다가 보였습니다. 주문한 음료를 막 마시려고 하는 찰나, 창밖으로 돌고래 떼가 보였습니다. 세모난 꼬리를 씰룩거리며 다섯마리 정도가 해안가 쪽으로 오고 있었습니다. 우와 소리를 지르고 구경을 하느라 사진을 찍지는 못했습니다. 돌고래를 보려고 얼른 차를 마시고 밖으로 나와 바닷가로 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다른 돌고래들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해가 지고 깜깜해질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괜히 차를 마시러 갔구나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봤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도전은 꼼꼼한 준비 없이 시작하는 바람에 시행착오투성이가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배운 점도 있지만, 앞으로는 준비에 좀 더 많이 신경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탐험대학을 통해 “시작이 반”이 아니라 “탐험은 준비가 반”이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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